첫 만남
5년 전, 서점에서 이 노트를 샀다. 가죽 표지, 크림색 종이, 적당한 크기. 손에 들었을 때 느낌이 좋았다.
처음엔 무엇을 쓸지 막막했다. 너무 좋은 노트라 함부로 쓰고 싶지 않았다. 하지만 결국 일상을 쓰기 시작했다.
기록의 힘
매일은 아니지만, 중요한 순간들을 적었다. 기쁜 일, 슬픈 일, 고민, 깨달음. 노트는 내 시간의 증인이 되었다.
이제 노트의 절반 이상이 채워졌다. 가끔 앞부분을 펼쳐본다. 5년 전의 나는 무엇을 생각했을까. 같은 듯 다른 나를 발견한다.
세월의 흔적
가죽 표지는 시간이 지나며 색이 깊어졌다. 손때가 묻고, 가장자리가 닳았다. 하지만 그것이 이 노트만의 매력이다.
새 노트를 사지 않는 이유. 이 노트가 나와 함께 늙어가고 있기 때문이다. 언젠가 마지막 페이지를 채울 때, 그것은 하나의 완성이 될 것이다.